면역학·분자생물학·진화학 융합 접근으로 HIV-1 감염 극복 가능성 제시
대학원생 주도 연구팀의 쾌거... 난치성 HIV-1 감염 치료를 위한 차세대 전략 제시
서울시립대학교는 생명과학과 이정현 교수 연구팀이 인류의 난치성 감염병인 HIV-1 감염의 면역 회피 메커니즘을 진화적 관점에서 새롭게 규명한 연구 성과를 면역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Trends in Immunology’(JCR 상위 4% 이내, Top 7 저널)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Uncovering the evolving arms race between host immunity and HIV-1’(숙주 면역과 HIV-1 간의 진화적 군비 경쟁을 밝히다)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으며, 인류가 아직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난치성 감염병인 HIV-1 감염의 면역 회피 메커니즘을 진화적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 논문이다.
HIV-1은 숙주의 면역 감시망을 교묘히 회피하며 평생 잠복하는 특성으로 인해 완치가 어려운 감염병이다. 최근 바이러스가 면역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는 다양한 분자적 전략이 밝혀지면서 이를 표적으로 한 치료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정현 교수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HIV-1과 숙주 면역 체계 간의 ‘공격과 방어의 진화적 경쟁’을 면역학적, 분자생물학적, 그리고 진화학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팀은 HIV-1의 생활사(life cycle)를 단계별로 구획해 각 단계에서 작동하는 면역 회피 전략을 체계적으로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단계별 면역 방어 회복 및 차세대 항바이러스 치료 표적 발굴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였다.
특히, 연구팀은 HIV-1이 면역 회피 기능을 ‘분업화(Functional Division of Labor)’하여 수행한다는 새로운 개념적 틀을 제시했다. 즉, HIV-1의 주요 보조단백질인 Nef, Vif, Vpu 등이 각각 숙주의 면역 방어를 선택적으로 교란하며 서로 다른 단계에서 협력적으로 작동하는 ‘기능적 분업(Functional Division of Labor)’ 모델을 통해 바이러스의 정교한 생존 전략을 설명하였다. 이러한 통합적 관점은 HIV-1의 면역 회피 메커니즘을 단일 유전자 중심 분석에서 벗어나 상호 보완적 네트워크 수준에서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가 크다.

▶ (좌-우) 송영환 연구원, 김혁희 연구원, 이정현 교수
이정현 교수는 "이번 성과는 HIV-1의 면역 회피 전략을 ‘분업화된 네트워크 전략’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학술적 의미를 지닌다”며“향후 이러한 이해를 기반으로 난치성 감염병의 완치를 위한 새로운 치료 접근법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서울시립대학교 생명과학과 석박사통합과정에 재학 중인 송영환과 김혁희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대학원생이 주도한 세계적 수준의 학술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